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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미션맵, 과학 여행지를 즐기는 방법

▲김도웅
7월 31일, 김진태 국립해양박물관 전시기획팀 선임학예사와 함께 박물관을 둘러봤다.

 

“우와!” 부산 영도에 위치한 국립해양박물관에 도착하자마자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왔습니다. 영도 바다에서 오륙도를 바라볼 수 있는 동쪽 간척지에 설립된 국립해양박물관은, 바다 바로 앞에 건설됐습니다. 바다를 배경으로 우뚝 서 있는 곡선의 건물을 보고 감탄이 절로 나왔죠.


국립해양박물관은 이번에 한국 과학 여행지 40선에 선정된 곳이자, 과학 여행지를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미션맵’이 준비된 여행지입니다. 과학동아의 형제 잡지인 ‘어린이과학동아’는 이번에 선정된 40곳 중 10곳에 대한 미션맵을 제작했습니다. 체험과 퀴즈가 섞여 있는 미션을 따라가다 보면 여행지에서 꼭 알아야 할 핵심 포인트를 자연스럽게 보고 즐길 수 있습니다. 기자도 미션맵을 따라 국립해양박물관을 돌아봤습니다.


국립해양박물관은 개관한 지 13년밖에 되지 않은 ‘신생’ 박물관입니다. 직접 가보니 오감으로 바다를 느낄 수 있는 복합문화 공간으로 구성돼 있었습니다. 그래서 미션맵의 콘셉트도 해양 속으로의 ‘다이브(dive)’입니다.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김진태 전시기획팀 선임학예사와 함께 처음 방문한 곳은 3층의 해양관입니다. 해양박물관의 상설전시실은 해양관과 항해관으로 나뉘는데요. 총 7개의 미션도 두 곳 전시관에 나뉘어 있습니다. 해양관의 첫 번째 전시실은 오래된 문서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바다 박물관인데 전시의 시작이 고(古)문서인 게 특이하네요.” 기자의 질문에 김 선임학예사가 빙긋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한국은 삼면이 바다였기 때문에 한국의 역사는 곧 바다의 역사기도 했어요. 때문에 오랜 기록에 바다의 이야기가 빠질 수 없죠.”
첫 번째 미션은 조행일록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조행일록 속의 세곡선을 항해관에서 찾아보는 겁니다. “조행일록은 쉽게 말해서 조선시대 공무원의 업무일지예요.” 김 선임학예사의 말을 듣고 자세히 들여다보니, 전라도 현감을 지냈던 임교진이 전라도에서 한양으로 보내는 세곡을 배로 운반하며 있었던 일과 세곡의 내역 등을 날짜별로 상세하게 기록한 책이었어요. 조선 후기 세곡 운반 제도와, 세곡을 한양까지 운반하는 걸 허락하지 않던 거친 바다를 두고 고뇌에 빠진 공무원의 마음까지 담겨있는 자료였죠. 해양관에서 만난 조행일록 속 세곡선은 4층 항해관에서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두 번째 미션의 주제 죽천이공행적록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조선 중기 문신이었던 이덕형이 1624년, 중국 사절단으로 가면서 기록한 책이었죠. “그런데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왜 조선에서 명나라로 가는데 육로로 가지 않고 어려운 바닷길로 갔는지요.” 답은 당시 요동반도가 여진족의 점령하에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죽천이공행적록과 함께 배치된 항해조천도에는 재밌는 그림이 있었습니다. “400년 전 그린 용오름이에요.” 대기가 불안정하고, 지표면과 상층의 바람 방향이 다를 때 생기는 강력한 저기압성 소용돌이인 용오름은 한국에서 자주 발생하는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덕형과 사절단은 중국으로 가는 길에 딱 마주친 거죠. 과학 지식이 지금만큼 정교하지 않았던 400년 전, 용오름은 용이 하늘로 승천했다는 믿음을 그대로 반영해 그려졌습니다. 죽천이공행적록을 기록화로 남긴 항해조천도에서 용오름을 발견하셨다면 두 번째 미션도 성공입니다.


해양관에서 세 번째, 네 번째 미션까지 완료했다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4층 항해관으로 향하면 됩니다. 항해관에서는 15세기 중반부터 17세기까지 이어진 신항로 개척 시기, 드넓은 대양을 항해케 했던 과학기술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1640년대 영국 출신 이탈리아 탐험가 로버트 더들리가 만든 해도첩에 지금의 동해가 무엇으로 표기돼 있는지 확인하셨다면 다섯 번째 미션을, 1780년대 프랑스 해군 장교이자 탐험가였던 라페루즈가 기록했던 울릉도를 찾았다면 여섯 번째 미션을 완료하는 겁니다. 그럼 마지막 미션만 남죠.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을 당시 탔던 산타마리아호와 니나호 모형을 찾아봐야 합니다.


“콜럼버스가 탔던 두 배는 다른 범선과 달라요.” 김 선임학예사는 선박의 돛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범선의 발전은 돛의 발전이었습니다. 엔진이 없던 시절, 범선의 추진력은 오직 돛이 받는 바람을 통해 얻었기 때문입니다. 1492년 스페인을 떠나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했던 콜럼버스는 신항로 개척의 선구자 중 하나였습니다. 그가 탔던 배들은 초창기 범선 중 하나였죠. “보시면 산타마리아호와 니나호의 돛은 삼각형이지만 뒤로 갈수록 사각형 돛이 많아지고, 나중에는 사각형과 삼각형 돛을 같이 썼어요.” 돛의 모양이 바뀌고 나중엔 모양이 다른 돛을 함께 쓴 이유는 삼각돛이 역풍과 측풍에선 유리한 반면, 사각돛만큼 순풍에서 빠르게 달릴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나중엔 두 개 모양을 함께 씀으로써 모든 방향의 바람에 대응할 수 있었고요.


총 7개의 미션을 완료하니 신기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미션을 모두 완료했다는 기쁨과 국립해양박물관을 제대로 살펴본 듯한 만족감이었죠. 미션맵에선 여행지 주변의 맛집과 함께 둘러보면 좋을 명소도 추천하고 있습니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바다뷰의 카페부터 영도의 숨은 맛집까지 함께 둘러보고 나면 만족이 두 배, 즐거움이 세 배입니다. 말씀드렸잖아요. 과학도 굉장한 여행 테마가 될 수 있다고 말예요! 


과학동아가 정성껏 뽑은 한국의 과학 여행지 40곳. 과학에 진심인 당신도, 과학과 친해지고 싶은 당신도 적어도 한 곳엔 분명히 꽂히게 될 겁니다. 고민은 여행만 늦출 뿐! 이제 떠나보세요. 

 

국립해양박물관 해양관에 전시된 대모이층농. 대모는 거북이 등껍질이다. 대모를 비롯해 자개, 물고기 껍질로 용과 봉황을 화려하게 표현했다.

 

▲김도웅
항해관에는 주요 범선들 모형이 전시돼 있다. 사진 앞쪽 초기에 만들어진 범선과, 뒤쪽 후기에 만들어진 범선의 닻 모양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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