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머니늑대는 배에 캥거루나 코알라처럼 아기 주머니를 가진 유대류 동물입니다. 얼굴은 늑대처럼 생겼고, 등에는 호랑이 같은 줄무늬가 있어요. 캥거루와 코알라는 풀을 먹지만, 주머니늑대는 육식을 해요.
호주 대륙 전역에 살던 주머니늑대는 약 2000년 전인 기원후 25년부터 호주 남쪽 태즈메이니아 섬에만 남게 됐어요. 호주 국립박물관에 따르면, 1800년대 초 이 섬에는 약 5000마리의 주머니늑대가 살았어요. 그런데 이 무렵 유럽인들이 섬에 정착하며 상황이 달라졌어요.
섬에서 양과 소를 키우던 유럽인들은 육식을 하는 주머니늑대가 가축을 해칠까 걱정했어요. 현상금까지 걸며 사냥을 권장했고, 1920년까지 주머니늑대 약 3500마리가 희생됐죠. 오랫동안 같은 섬에서만 번식해서 유전적 다양성이 줄어든 것도 개체 수가 적어진 데 영향을 줬어요. 결국 1933년 야생에 남은 마지막 주머니늑대가 잡혔고, 1936년 9월 7일 동물원에 남은 한 마리마저 폐사하며 주머니늑대는 멸종됐어요. 호주 정부가 주머니늑대를 보호종으로 지정한 지 59일 만의 일이었죠.
2011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 연구팀은 주머니늑대의 턱뼈와 두개골을 3차원으로 스캔한 뒤, 컴퓨터 모델링으로 물기나 찢기 같은 사냥 행동을 모의 실험했어요. 그 결과, 주머니늑대는 턱 힘이 약해 양처럼 큰 동물을 사냥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머니늑대가 양을 잡아먹는다는 생각은 오해였던 거예요. 2023년에는 스웨덴 스톡홀름대학교 연구팀이 132년 된 주머니늑대 표본에서 유전물질인 RNA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어요. 과학자들은 유전자 연구를 통해 미래에 주머니늑대를 복원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