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비밀을 풀려면 눈에 보이는 우주의 빛만 관측해서는 부족해요. 스피어엑스는 넓은 하늘에 숨은 천체의 빛을 모두 찾아냅니다. 게다가 이 빛을 아주 자세히 나누어서 분석하지요. 하나만 해도 어려운 일들을 스피어엑스는 어떻게 동시에 해낼까요?

▲NASA/JPL

스피어엑스가 우주를 적외선 분광 관측하는 모습을 그린 그래픽.

우주 전체를 102개 색으로 본다

천체는 온도, 성분, 이동 속도에 따라 여러 가지 파장의 빛을 내요. 파장은 빛이나 소리 같은 파동이 한 번 진동하는 주기를 뜻합니다. 380~750nm^● 파장을 가진 빛을 가시광선이라고 해요. 가시광선이 많이 나오는 천체는 우리 눈으로도 볼 수 있지요. 반면 0.7~1000μm^● 파장의 적외선을 많이 방출하는 천체도 있어요. 적외선은 우리 눈으로 볼 수 없고, 지구 대기를 통과하면서 흡수돼요.

그래서 스피어엑스는 적외선을 방출하는 먼 천체를 보기 위해 적외선으로 분광 관측을 해요. 분광 관측은 빛을 나누어 관측하는 방법입니다. 스피어엑스에는 적외선을 102개 파장으로 나눌 수 있는 필터가 들어 있어요. 스피어엑스는 망원경의 위치를 바꿔 가면서 천체가 내는 적외선 빛이 필터의 102개 파장을 통과할 수 있게 움직입니다.

이렇게 해서 스피어엑스는 천체의 빛을 파장에 따라 분해한 스펙트럼을 얻게 돼요. 게다가 스피어엑스는 시야가 무척 넓습니다. 한국천문연구원 정웅섭 책임연구원은 “시야가 좁은 제임스 웹 망원경으로 우주 지도를 만들려면 셀 수도 없는 시간이 걸릴 텐데, 스피어엑스는 6개월이면 된다”고 설명했어요. 지구 주변 모든 방향을 102개 색으로 촬영하는 망원경은 스피어엑스가 처음입니다.

▲어린이과학동아

스피어엑스에 들어 있는 분광 필터는 하나의 필터로 여러 파장의 빛을 투과할 수 있다. 빛이 들어오는 위치에 따라 투과할 수 있는 빛이 달라진다.

과학자들은 멀리 있는 천체들이 서로 멀어지는 것을 발견한 후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팽창하는 우주를 따라 멀어지는 천체는 빛의 파장이 길어지며 적외선 영역으로 들어가는 ‘적색 이동’을 겪어요. 같은 적색 이동을 겪는 천체라도, 스피어엑스는 102개 파장으로 분광 관측해서 얼마나 멀어지고 있는지 정확히 구분해요. 멀리 있는 천체가 내는 희미한 빛도 잘 구분합니다.

분광 관측은 우주 얼음을 찾기에도 좋은 방법이에요. 우주 얼음은 주변의 천체에서 주로 적외선을 흡수합니다. 얼음 속 분자의 종류에 따라 흡수하는 적외선 파장이 다르기 때문에, 천체의 적외선 스펙트럼을 살펴보면 주변에 있는 우주 얼음의 종류를 알 수 있지요. 스피어엑스는 제임스 웹보다 10만 배 더 다양한 우주 얼음을 찾아냅니다.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이정은 교수는 “스피어엑스로 강한 적외선 빛을 내는 천체 1000만 개의 스펙트럼을 얻은 다음 생명의 기원이 되는 물과 이산화탄소 등의 분자를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피어엑스의 분광 관측 과정

▲NASA/JPL

➊ 지구 저궤도를 돌며 하늘 전체를 주기적으로 관측한다.

▲NASA/JPL

➋ 천체에서 오는 적외선 빛을 파장별로 분해해 측정한다.

▲유튜브 채널 <JPLraw> 영상 캡처

➌ 각 천체에서 102가지 색깔의 스펙트럼을 얻는다.

용어 설명

nm(나노미터): 10억 분의 1m.
μm(마이크로미터): 100만 분의 1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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