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동안 쌓아 올린 측정과학의 토대 위에서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이제 ‘미래를 바꾸는’ 측정기술을 만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포함한 질병 진단의 신뢰도를 높이고, 정밀한 반도체 공정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다.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는 스텔스 기술로 국가를 지키고, 양자컴퓨터 개발로 미래 양자시대를 준비한다.
‘표준 강국’의 기술은 연구실을 넘어 내일로 스며들고 있다.
앞으로의 50년, 그 변화를 이끄는 KRISS의 현장을 따라간다.
연구를 이끈 홍영표 전자파측정그룹장은 이를 “50년간 누적된 KRISS 측정 기술의 산물 중 하나”라고 표현했다.
STEALTH
국방기술의 핵심을 설계하다
지난 50년의 측정 연구 성과가 투입된 첫 사례로 먼저 스텔스 기술을 알아봤다. 8월 22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의 레이돔 연구실(전파 무반사실)에서 홍영표 KRISS 전자파측정그룹장을 만났다.
홍 그룹장이 이끄는 KRISS 공동 연구팀(전자파측정그룹, 미래선도연구장비그룹, 양자전기자기측정그룹, 소재물성측정그룹)은 최근 ‘레이더 스텔스’ 구현에 중요한 구성요소인 ‘주파수 선택 표면(FSS)’을 외국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스텔스란 전자기파를 흡수하거나 분산시켜 적국 레이더의 탐지를 피하는 기술을 말한다. 주파수 선택 표면은 이를 가능케 하는 필터 역할을 한다. 전투기 같은 군사 장비 외부에 주파수 선택 표면을 두르면, 전자기파를 흡수·분산시키며 탐지를 방지한다. 이를 위해 주파수 선택 표면에는 미세한 패턴이 반복해서 새겨져 있다. 마치 QR코드처럼 생긴 조그만 정사각형 패턴이 깨알같이 박막의 표면을 덮어 전자기파의 흐름을 방해하는 것이다. 원격 요격이 기본이 된 현대전에서, 스텔스 기술은 무기의 은밀성과 작전 성공률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다.
홍 그룹장은 5G 기술을 개발하는 등 자타공인 통신 전문가로 불린다. 통신 전문가이던 그가 어쩌다 군사 기술에 발을 들인 것일까. 스텔스처럼 국가 안보와 직결된 군사 기술은 수출을 엄격히 제한받는다. 관련 소프트웨어나 시험 장비를 해외에서 도입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 결과 국내에서는 오랫동안 관련 기술의 국산화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홍 그룹장은 “기술이 곧 안보”라며 기술 개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군사적 긴장이 격화하고 있어요. 그만큼 국방 기술도 각광받죠. 다만 국방은 보안 기술이라 연구 성과가 나와도 공개가 되지 않습니다. 외국 장비나 소프트웨어를 빌려 쓰는 건 지속적으로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데다가, 상대가 우방국일 때만 가능합니다. 그래서 자체적으로 기술 개발을 시도했던 겁니다. 이젠 더 이상 해외에 의존할 필요가 없습니다.”
스텔스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주파수 선택 표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KRISS는 인공지능(AI)을 통해 주파수 선택 표면 설계 소프트웨어를 새롭게 개발했다. 이는 그간 외국에서 빌려 쓰던 기존 상용 소프트웨어 대비 설계 속도가 수십 배가량 빠르다. 홍 그룹장은 급격한 속도 향상의 비결에 ‘병렬 계산’을 꼽았다.
“50개의 컴퓨터가 동시에 시험을 본 뒤에 90점을 넘긴 상위 소수의 결괏값을 뽑아냅니다. 그 데이터를 다시 50개의 컴퓨터로 뿌리는 거죠. 그럼 나머지 컴퓨터들도 성적이 좋은 결과를 참고해 패턴을 찾아내는 거예요. 이후 결정권을 가진 알고리즘이 하나의 최적 패턴을 뽑아냅니다. 기존에 쓰던 소프트웨어보다 속도가 50배가 빠른데, 약 1년 걸릴 작업을 1주일 만에 해결하는 격입니다.” 그렇다고 오답을 버리는 건 아니다. 그는 오답에도 힌트가 있다고 덧붙였다. “90점을 못 넘더라도, 50개 결과 중 특이한 결과도 반영합니다. 오답으로도 새로운 답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죠.”
아무리 빠르게 패턴을 만들어내더라도 신뢰성이 검증되지 않으면 실제로 사용하지 못한다. KRISS가 닦아온 측정 기술은 여기서 빛을 발한다. 패턴의 성능을 자체 점검·개선할 수 있는 전자파 레이돔 평가 장비도 함께 개발했다.
홍 그룹장은 KRISS가 자랑하는 부서 간 공동 연구의 힘이라고 짚었다. 그는 “총 4곳의 부서가 협력했다”면서 “기존에는 까다로운 성능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시험에만 한 달 이상이 소요됐다면, 측정 기술 기반을 닦은 후에는 새로운 장비를 개발해 기존 대비 5배 이상 빠른 성능 측정이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스텔스 기술은 앞으로 국방은 물론 통신의 미래도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홍 그룹장은 “스텔스는 내가 원하는 주파수를 통과, 반사, 흡수 조절하는 원리”라며 “6G에서도 같은 원리가 쓰인다”고 설명을 이어갔다. “전자기기는 주변에 같은 통신 주파수가 많아지면 서로 싸우면서 통신에 방해를 받습니다. 이 기술로 통신에 차선을 구분해 주면 미래엔 통신의 속도와 정확도가 훨씬 향상할 겁니다.”
BIO
질병 진단의 기준을 확립하다
군사적 패권 다툼이 지난 수십 년을 관통해 왔다면, 지난 5년간은 단연 바이러스의 시대였다. 2019년 창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세상을 뒤바꿔놨다. 포스트 코로나의 공포는 여전히 주변에 아른거린다. 국방 기술만큼 제약 기술도 주목받는 이유다. 그리고 제약에서도, 측정의 힘은 두드러진다. 같은 날 KRISS에서 만난 배영경 KRISS 바이오의료측정본부장의 입을 통해 바이오 측정 표준의 무게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진단 키트 같은 진단기기에서 가장 핵심은 뭘까요? 신뢰도예요. 키트에서 양성이라고 떠도 실제로는 음성이거나, 혹은 실제로 양성임에도 음성이라고 뜨면 큰일 나는 거죠. 이 때문에 바이오물질을 정확히 측정하고 그 표준을 제시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KRISS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이 표준을 제시하고 있어요.”
바이오물질은 생명체를 이루는 기본 요소다. 단백질, 세포를 비롯해 DNA와 RNA 같은 미세한 유전물질까지 포함한다. 바이오물질은 표준을 제시하기가 아주 까다롭다. 길이를 측정하려면 1 cm라는 기준을 토대로 치수를 재면 된다. 이에 비해 바이오물질은 어느 정도의 바이러스가 있어야 질병으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 따라서 바이오물질을 검출하는 민감도를 늘리고, 그 기준을 제시하는 표준 기관의 역할이 각별히 중요하다.
“DNA를 측정한다고 치면, DNA의 총량처럼 정량적 정보뿐만 아니라, 유전정보를 담은 염기서열의 정성적 정보 역시 기준이 되죠. 단백질의 경우에는 아미노산 서열이 중요하고요. 코로나19를 진단할 때도, 단순 화학적인 총량보다 염기서열 또는 그것의 변이 등 추가 정보에 따른 기준이 다각도로 필요한 셈입니다.”
바이오물질의 표준을 만들기 아직 쉽지 않은 또 다른 이유는 바이오물질 측정이 후발 주자인 탓이다. 그 때문에 이미 기준이 세워지고 정밀화 중인 다른 표준 분야와 달리, 바이오물질 분야는 아직 국제적 기준이 정립 중이다. 배 본부장은 “아직 설왕설래가 많지만, DNA, RNA, 단백질 표준은 거의 완성되고 있고 기관별로 표준이 미세하게 달라도 서로 인정해 주는 게 현황”이라고 전했다.
배 본부장은 다소 뒤늦게 출범한 KRISS 바이오 표준의 노력이 세계적 표준을 제시할 수 있게 된 데엔 KRISS가 자체 개발한 측정기술이 한몫했다고 말했다.
“과거엔 용액 속 세포를 하나씩 측정하던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우리 기술로 분자를 하나씩 측정 가능합니다. 검출 한계를 더 높여서 좀 더 작은 분자까지 측정하거나, 하나의 분자를 다른 구도로도 볼 수 있는 고도화된 방법을 더욱 섬세하게 개발 중이고요.”
배 본부장은 나아가 무수히 많은 질병의 진단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진단 키트가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던 팬데믹 시절, 키트의 신뢰도를 검증할 수 없던 상황에서 KRISS가 그 기준을 정해줬어요. 이 기준은 국제적 동등성을 갖춘 측정법에 기반했기에 더 큰 의미를 가집니다. 또한 질병은 지금도 무수히 많은 만큼, 질병별로 기준을 만들어야 합니다. 앞으로는 질병이나 바이러스 각각이 아닌, 전체를 아우르는 큰 틀에서의 첨단 바이오 표준을 만들 계획입니다.”
GAS
반도체 산업을 정밀화하다
“이곳이 저희가 만든 가스 표준물질을 보관하는 창고입니다.”
8월 25일, 이상일 KRISS 가스측정그룹 책임연구원이 거대한 선반을 당기자, 선반 내부에 가득 쌓인 은빛의 가스 실린더가 모습을 드러냈다. 산소부터 일산화질소, 일산화탄소 등 화학 교과서에서 들어본 수많은 기체가 있었다. “이 표준물질의 기체와 비교하면 원하는 기체의 농도를 잴 수 있죠.”
손에 잡히지도, 눈에 보이지도 않는 기체의 농도를 어떻게 측정한단 말인가. 그 해답이 가스 표준물질이다. 예를 들어 일산화탄소 표준물질을 만든다면, 필요한 일산화탄소와 질소의 정확한 물질량을 재서 섞어주면 된다. 물질량은 가스의 질량을 측정하면 알 수 있다. 물론 실제 가스 표준물질은 설명만큼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우선 표준물질에 쓰이는 기체의 순도를 계산해야 하고요.” 가장 중요한 단계는 질량 측정이다. “기체의 질량을 측정하는 기존 수동측정방식의 정확성을 향상하기 위해 만든 것이 ‘실린더 무게 측정장치’입니다.” KRISS의 실린더 무게 측정장치는 기체 질량 측정을 자동화해 정확성을 크게 개선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등 여러 해외 측정표준기관이 장치를 구매해서 쓸 정도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스 표준물질은 산업 전반의 넓은 분야에서 쓰인다. 그중에서도 이 책임연구원이 짚는 분야는 한국의 주도 산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다. “반도체를 만들 때 식각, 증착, 노광 등 다양한 공정을 거칩니다. 이때 쓰이는 기체의 불순물을 줄여야 불량품이 줄어들어요. 기체 극미량 측정이 중요한 이유죠.”
이 책임연구원은 “기체 측정은 반도체 분야에서 사용하는 온실가스 저감에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무슨 뜻일까. 임정식 KRISS 반도체디스플레이측정그룹 책임연구원을 만나 설명을 더 들어봤다. “반도체 공정에서 쓰는 대부분 기체는 불소 화합물입니다.” 반도체의 표면을 씻어내는 세정 공정이나, 실리콘 표면을 부식시켜 필요없는 물질을 제거하는 식각 공정에서 화학적으로 안정한 실리콘(Si)과 반응하는 물질이 불소 래디컬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불소 화합물의 지구온난화지수(GWP·Global Warming Potential)가 높다는 것이다. GWP는 이산화탄소를 기준으로 온실가스가 지구 온난화에 기여하는 정도를 나타낸 수치다. “불소 화합물은 대기에서 오래 머무르면서 적외선을 곧잘 흡수합니다. 그래서 이산화탄소에 비해 적은 양이 배출돼도 강력한 온실 효과를 가져요.” 육불화황(SF6)의 경우 GWP가 2만 4300, 즉 GWP가 1인 이산화탄소의 2만 4300배에 달한다. 그래서 반도체 제조 기업들은 현재 온실효과를 덜 일으키는 대체 기체를 찾는 중이다.
KRISS 연구자들은 이렇게 생산된 친환경 대체가스의 효과를 측정하는 데 기여한다. “저희는 대기를 모사한 반응로에 GWP를 측정할 기체와 기체와 반응성이 높은 수산기를 넣은 후, 레이저를 이용해 기체가 대기 중에 머무르는 시간을 측정합니다.” 임 책임연구원이 강조하며 덧붙였다. “특히 2030년까지 한국에게 주어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달성하려면 정확한 온실가스 측정 기술이 필수적입니다.”
파리협정에 따라 각 국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지정했다. 한국의 목표는 2018년 배출량 대비 약 40% 감축이다. “반도체 공정은 전체 감축 목표에서 1~2%의 배출량을 차지합니다. 적어 보여도 모두 인공 온실기체라 연구가 중요합니다. 연구 방향에 따라 획기적으로 온실기체를 감축할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그는 이보다도 한발 먼 미래도 내다본다. “언젠가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GWP 값을 측정하는 ‘탄소중립 기술 평가소’를 만들고 싶어요. 저감량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 기업경쟁력은 물론 국가경쟁력에도 직접적으로 작용할 정도로 중요해졌습니다.”
QUANTUM
양자로 측정의 미래를 개척하다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의 초전도 양자컴퓨터를 소개합니다.”
이용호 KRISS 초전도양자컴퓨팅시스템연구단장을 따라 KRISS 첨단동의 지하 연구실로 들어가자, 서늘한 공간에서 양자컴퓨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KRISS가 자랑하는 초전도 기반 양자컴퓨터다. 금속 외투를 벗겨내자, 컴퓨터 내부가 거대한 금속 샹들리에처럼 번쩍였다.
KRISS의 초전도식 양자컴퓨터는 이 단장의 말처럼 20 큐비트 규모로 현재 국내에서 제작된 양자컴퓨터 중 최대다. 큐비트의 성능도 성능이지만, KRISS의 양자컴퓨팅 시스템은 하드웨어 이상의 양자컴퓨팅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한다.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조성해, 국내 어디서든 필요한 연구자들이 양자컴퓨터 연산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KRISS는 2026년까지 50 큐비트 규모로 시스템을 확장할 예정이다.
한편으로는 궁금증이 가시지 않았다. 왜 최첨단 양자컴퓨터 연구를 국가표준기관에서 진행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관한 답을 듣기 위해 8월 25일 최재혁 KRISS 양자기술연구소장을 만났다. 최 소장은 “양자역학은 정밀한 측정과 관계가 깊다”며 운을 뗐다. 현재 쓰이는 SI 단위의 경우, 시간(s)의 정의에는 세슘 원자의 고유 진동수가, 질량(kg)의 정의에는 플랑크 상수가 들어간다. 정의가 양자역학 연구를 기반으로 이뤄진 것이다. 심지어 시간의 정의는 1967년에 정해졌으니, 양자역학은 이미 과거부터 측정학과 깊이 연관됐다고 할 수 있다.
“양자역학은 현재 정밀한 측정에도 널리 쓰입니다. 적외선 광자와 가시광선 광자를 얽힘 상태로 만들어 세포 깊숙이 관측하는 양자광 센서, 원자 하나를 안테나로 써서 다양한 전자기파를 측정하는 양자 안테나가 있죠.” 양자 상태를 측정에 활용하는 분야 전반을 ‘양자 센싱’이라 한다. 최 소장은 나아가 “과거와 현재 이어진 측정 분야의 양자역학 연구가 양자컴퓨터 연구와도 이어진다”고 설명을 이어갔다.
“초전도식 양자컴퓨터의 기반 기술은 전압의 표준을 정하는 연구에서 나왔습니다. 전압 표준은 ‘조셉슨 소자’를 통해 측정합니다.” 조셉슨 소자는 두 초전도체 사이에 부도체를 얇게 끼워놓은 장치다. “조셉슨 소자를 통해 일정한 전압을 만들 수 있어 표준을 만드는 데 중요했죠. 그런데 조셉슨 소자 자체가 초전도식 양자컴퓨터에서 큐비트를 구현하는 원리이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KRISS는 초전도 방식 이외에 중성원자 방식까지, 두 가지 양자컴퓨터를 연구 중이다. 중성원자식 양자컴퓨터는 레이저로 중성원자를 고정시킨 후 중성원자의 에너지 상태를 큐비트로 활용한다. “광시계를 만들 때 썼던 방식을 활용하는 거죠. 이미 KRISS가 30년 넘게 연구한 분야입니다.” 최 소장은 “두 종류 양자컴퓨터를 동시에 개발할 수 있는 것도 KRISS의 기반 기술이 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사실, 세계적으로 양자컴퓨터 연구는 측정과 표준을 연구하던 기관과 관련이 깊다. “한국만 이런 게 아닙니다. 구글의 초전도 양자컴퓨터, 이온 트랩 방식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아이온큐 모두 미국 국가표준기관인 NIST 출신 연구원이 만들었죠.” 최 소장은 “마찬가지로 KRISS의 양자컴퓨터 연구는 한국의 차세대 먹거리가 될 양자산업의 토대를 쌓는 일”이라 설명했다.
KRISS 연구자들에게 2025년은 삼중으로 의미가 깊다. 측정학의 근대적 시발점인 미터협약 150주년이고, 측정학의 새 지평을 연 양자역학 탄생 100주년이며, 한국의 측정표준을 세운 KRISS의 설립 50주년이기 때문이다. 이제 양자역학은 측정의 과거와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견인하고 있다. 최 소장은 양자 분야의 밝은 미래를 전망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KRISS의 미래 50년은 양자가 선도하지 않을까 합니다.”
KRISS는 2026년까지 50 큐비트 규모로 양자컴퓨터 시스템을 확장할 예정이다.
측정학은 정밀한 현대 과학을 가능하게 만든 토대였다.이제 측정학자들은 이 토대를 응용해 만들어진 첨단 과학기술을 갈고 닦으며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