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국제 배드민턴 대회인 폴란드 오픈에서 덴마크 선수, 마르쿠스 린쇼이가 모두가 놀랄 만한 서브를 넣었다. 서브는 경기에서 한 선수가 공격의 주도권을 잡고 공을 처음으로 치는 동작이다. 린쇼이는 셔틀콕이 라켓에 닿기 전 회전을 넣는 ‘스핀 서브’를 선보여 상대를 꼼짝못하게 했다. 세계배드민턴연맹은 두 달 뒤인 5월, “서브에 어떤 회전도 넣어서는 안 된다”며 스핀 서브를 금지했다.기술은 금지됐지만 스핀 서브는 과학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중국 홍콩과기대와 베이징대 등 공동연구팀이 8월 9일 국제학술지 ‘유체물리학(Physics of Fluids)’에 스핀 서브를 받아치기 어려운 이유가 배드민턴 공 주변의 난류 지속 시간이 길어 궤도 예측이 힘들기 때문이라 발표했다. doi: 10.1063/5.0275494
연구팀은 3차원 전산유체역학 시뮬레이션과 풍동 실험을 활용해 셔틀콕의 궤적과 공기역학적 힘을 분석했다. 스핀 서브를 할 때 셔틀콕의 궤적은 총 3단계로 나눌 수 있었다. 우선 셔틀콕의 머리 부분이 아래로 향했고, 그 다음으로는 셔틀콕이 비행할때 좌우로 흔들리며 진동했다. 마지막으로 셔틀콕 자세가 안정됐다.
스핀 서브 회전을 어느 방향으로 주는 지에 따라 셔틀콕이 안정되는 데 걸리는 시간에 차이가 있었다. 스핀을 주지 않는 서브의 경우 진동 지속 시간은 0.18초 정도였지만, 자연 회전과 반대 방향으로 회전을 가하면(CRPS) 진동 지속 시간이 0.27초 이상 늘어났다. 특히 자연적으로 회전하는 방향의 반대로 회전을 가할 때 두 번째 ‘진동 단계’가 더 길어지고 또 진동 크기도 더 커졌다. 그러다보니 마치 셔틀콕이 좌우로 흔들리며 추락하는 듯한 궤적이 그려졌다.
연구를 이끈 장즈청 홍콩과기대 기계공학과 연구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앞으로도 배드민턴의 다양한 서브 전략을 물리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라며 “셔틀콕의 실제 궤적을 정밀하게 기록함으로써 선수들이 서브 기술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다.
자연 회전과 반대 방향으로 스핀을 줄 때
CRPS 시 형성된 와류의 초당 회전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