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꼭 필요한 로봇을 생각하는 수업
천재 로봇공학자 다니엘라 루스의 MIT 로봇 수업
인간과 로봇이 함께 만드는 찬란한 미래
다니엘라 루스, 그레고리 몬 지음│김성훈 옮김
김영사│400쪽│2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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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라 루스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전기공학 및 컴퓨터공학 교수이며, 세계 정상급 연구기관인 MIT의 컴퓨터과학 및 인공지능연구소(CSAIL) 소장으로 10년 넘게 재직 중인 로봇공학의 석학이다. 그는 신간 ‘천재 로봇공학자 다니엘라 루스의 MIT 로봇 수업’(이하 ‘MIT 로봇 수업’) 서문에서 로봇은 “인간 창조자를 배신하고 반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는 사악한 힘”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하지만 미래의 로봇이 인류를 위협하지 않을 공학적 근거부터 급히 짚진 않는다. 책을 연 저 말은 로봇에 대한 대중적 선입견을 저자 자신도 안다는 가벼운 신호에 불과하다.
대신 ‘MIT 로봇 수업’은 로봇공학의 핵심 과제와 함께 인간에겐 너무 당연하고 쉬운데 로봇에겐 어려운 여러 사례를 제시한다. 이 과제들은 수축과 팽창이 자유로운 인공 근육, 더 가볍고 얇으면서도 단단한 외골격을 위한 소재 혁신부터 로봇이 불 꺼진 안방 침대에서 물건을 가져오기 위한 학습·인식·작동 공학까지 로봇 연구의 전반을 아우른다. 이런 접근에서 정상급 로봇공학자가 미래의 더 나은 로봇을 위해 어떤 고민을 하는지 엿볼 수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그런데 ‘MIT 로봇 수업’에서 더욱 흥미로운 지점은, 인간처럼 유려하지 않은 로봇의 본질을 분석한 다음에 드러난다. 즉 저자는 로봇이 인간처럼 작동하지 않는 상황과 이유를 설명했지만, 그래서 로봇이 더 인간을 닮아가야 한다고 말하진 않는다. 저자는 로봇을 ‘감지-생각-행동’의 주기로 작동하는 기계 장치로 정의하며, 중요한 것은 목표의 효율적 달성이지 로봇의 형태가 아니라고 본다. 게다가 이런 로봇이 인간에게 유용한 도구로 나아갈 가능성은 매우 높다. 작고 가벼운 데다 연비가 좋은 제트슈트를 장착한 로봇이 인간 대신 하늘과 우주로 날아가 임무를 수행할 수도 있다. 또는 뱀, 물고기 등을 닮은 로봇이 인간의 감각과 체력의 한계를 극복, 보완하는 효율적인 도구도 될 수 있다.
‘MIT 로봇 수업’이 제시한 바로 지금 로봇공학의 핵심 목표는 인간이 하기 어려운 활동과 판단을 잘할 수 있게 도와주는 로봇 개발이다. 로봇이 인간이 되는 것도, 인간처럼 작동하는 것도 아니다. 독일의 제조업 공장부터 미국 국방부(펜타곤) 복도까지 다양한 상황, 역할, 상상에 따른 로봇들이 ‘MIT 로봇 수업’에 등장하는 이유다. 이렇게 인간화를 의식하지 않는 로봇의 고도화를 입체적으로 살펴보고 나면, 로봇이 결국 인간을 지배하거나 몰아내리란 공포나 비관은 너무 인간적인 서사가 아닌지 자문하게 된다. 이 수업은 떠올리기도 편리한 인간 같은 로봇 대신, 이제 인간에게 꼭 필요한 로봇을 생각해보자고 권한다.

도시의 가능성을 읽는 새로운 지표들
도시관측소
도시 관측소 유동하는 도시에서 ‘나’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
김세훈 지음│책사람집
308쪽│1만 9800원
스마트폰의 날씨 관련 앱을 보면 지표들이 참 다양하다. 기온과 호우 여부 및 가능성은 물론 체감 온도, 바람, 습도 같은 여러 정보가 보인다. 기온이 높아도 습도가 낮거나 바람이 많이 불어서 체감 온도는 낮을 때, 긴팔 옷을 입어서 편안했던 날이 종종 있다. 그래서 외출 준비를 하며 날씨 앱을 확인하게 됐다.
김세훈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의 신간 ‘도시 관측소’를 보며 날씨 앱을 떠올린 건, 도시를 읽는 기준도 비슷한 점이 있어서다. 과거에 기온과 호우만 날씨로 여겼다면, 도시는 지가(땅값)와 인구가 그렇다. 도시의 성장, 경제 상황을 주택 가격, 사람으로 판단하는 방식은 여전히 너무 익숙하다. ‘도시 관측소’는 땅과 돈, 인구의 숫자 너머로, 도시의 흐름을 읽는 기준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다양한 사례를 소개한다.
‘도시 관측소’에서 주목한 서울의 성수동은 제화, 인쇄 같은 소규모, 경공업 블록이었지만, 콘텐츠·커뮤니티·유통의 경계가 수시로 변하는 팝업 허브가 됐고, 일본 도쿄의 타마 뉴타운은 1970년대 고도 성장기의 상징적인 주택단지에서 토지 개발, 주택 건축에 전문성을 갖춘 대기업이 주도한 도시 재생 사업의 이정표가 됐다. 일본의 대기업은 노인들의 집을 매수, 리모델링해 젊은 부부, 학생들을 위한 임대 주택으로 운영하고, 이 기업들이 돌봄,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택 단지로 노인들은 이주하는 식이다. 도시의 공간, 자산과 세대가 자본과 산업, 고령화의 영향으로 유동화되는 과정을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도시가 사람들의 진로, 소비, 관계, 삶의 리듬을 매우 구체적으로 좌우하는 지점들에 ‘도시 관측소’는 주목한다. 물류 구조가 식탁의 메뉴를, 여가 공간의 혁신은 사람들이 몰입, 회복하는 흐름까지 바꾸는 식이다. 이 책은 세계적인 추세와 구체적인 도시들의 변화를 오가며, 앞으로 도시의 흐름을 구체적으로 짚어줄 수 있는 흥미로운 지표들을 소개한다. 도시의 특정한 지표를 일방적으로 강조하기보다, 독자들이 자신의 도시에서 가능성이 축적되는 지점을 스스로 관측하기 위해 필요한 기준을 제안하는 책이다.

과학을 위한 대중지성의 제안
화학자로 경력을 시작해 과학에 관한 철학적 주제들을 연구해 온 벨기에의 과학철학자 이자벨 스탱게르스의 사유를 소개하는 책이다. 저자는 과학계 내부를 향해선 연구와 교육 환경, 산업계와의 이해관계, 평가 체계 등에 뿌리내린 빠른 과학 관행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하고, 시민을 향해선 과학의 감시자, 지성의 대화자로 동행해줄 것을 요청한다.
다른 과학은 가능하다, ‘느린 과학’ 선언 이자벨 스탱게르스 지음 〡 김연화, 장하원 옮김
에디토리얼 〡 248쪽 〡 1만 8500원

임상 현장에서 만나는, 직관적인 의학 서사
실용적이고 직관적인 의학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하는 책이다. 응급실에 온 환자들의 진단 및 치료 과정을 따라가면서 우리 장기에 대한 의학적 서사를 전개한다. 복부 한복판에 다양한 장기가 있는 소화기부터 순환의 원동력인 심장을 거쳐, 사고능력을 관장하는 중추신경계까지, 신체 구석구석의 구조, 기능, 원리, 관련 질환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추상적인 의학 지식이 한 사람의 환자 앞에서 구체화되는 과정들을 자세하고 쉽게 풀어낸 저자의 필력이 책의 흡입력을 높인다.
몸, 내 안의 우주 남궁인 지음 〡 문학동네 〡 516쪽 〡 2만 3000원

한반도의 동물들만 아는 한국의 비밀들
곽재식 작가가 한국 전역에서 찾아낸, 야생동물들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모았다. 각 동물의 독특한 습성과 생태부터 설화 속 상징, 사회문화적 의미까지 두루 다룬다. 삼국 시대 백제의 멸망을 예언했다는 ‘삼국사기’ 속 괴물의 정체, 오랫동안 미움받았던 여우가 갑자기 멸종 위기에 처한 이유, 청설모와 다람쥐를 둘러싼 오해, 너구리가 광견병 전파자가 된 방법, 박쥐의 드라큘라 같은 삶 등 과학과 상상이 어우러진 이야기를 들려준다.
팔도 동물 열전 곽재식 지음 〡 다른 〡 260쪽 〡 1만 8800원

단 한 사람과 무한한 우주의 이야기
노벨상을 수상한 입자물리학자이자 연인에게 헌신적인 주인공이 무한에 가까운 다중우주들 중 연인이 살아 있는 우주를 찾기 위해 온갖 위험을 무릅쓰는 SF다. 물리학자가 입자충돌기에 들어가서 평행우주들 사이에서 양자에너지로 이동한다는 참신한 설정과 박진감 넘치는 전개 덕분에 한 편의 영화를 본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작가 및 프로듀서로 ‘스타워즈’ ‘스타 트렉’ ‘혹성 탈출’ 등의 히트작에 참여했고 ‘아카디아의 전설’로 2017년 에미상을 수상한 저자의 야심작이다.
다른 우주에서 우리 만나더라도 마크 구겐하임 지음 〡 이나경 옮김 〡 문학수첩 〡 392쪽 〡 1만 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