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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사][테크] 사막 공기에서도 물 뽑는다

수분 포집 장치
2023년 미국 MIT 연구팀이 미국 캘리포니아 동남부의 사막 데스밸리에서 수분 포집 장치를 시험한 결과, 하루 최소 57mL에서 최대 161.5mL의 물을 수확할 수 있었다.

 

▲Nature Water
장치에서 수분 포집 역할을 하는 하이드로겔.

 

사막처럼 물이 부족한 환경에서 전기 없이도 식수를 만들 수 있는 ‘물 공장’이 등장했다. 자오 쉬안허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기계공학과 교수팀은 전기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도 공기 중 수분을 포집해 식수로 바꾸는 장치를 제작해 2025년 6월 11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워터’에 발표했다. 수분 포집 장치는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 중 하나인 미국 캘리포니아 동남부 데스밸리 지역 야외 현장 실험에서도 성공적으로 작동했다. doi: 10.1038/s44221-025-00447-2


수분 포집 장치는 ‘창문’ 모양으로 제작됐다. 장치 내부에는 폴리비닐알코올(PVA) 기반의 하이드로젤, 염화리튬, 글리세롤, 그리고 햇빛 흡수를 돕는 흑색 잉크 성분 등이 포함됐다. 하이드로젤은 물을 담는 역할을 한다. 염화리튬은 물을 끌어당기는데, 글리세롤은 염화리튬이 하이드로젤 안에 머물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연구팀은 하이드로젤을 구슬 형태로 만들어 물을 담을 수 있는 용량과 표면적을 늘렸다.


작동 원리는 간단하다. 밤에는 공기 중의 수분을 흡수해 하이드로젤이 팽창하고, 낮에는 태양열을 받아 내부의 수분이 증발해 돔 안쪽 유리 표면에 응축한다. 물방울은 시간이 지나며 아래로 흘러 모인다. 이 과정이 매일 반복되며 전기 없이도 마실 수 있는 물이 생성된다. 연구팀은 이 장치가 상대습도 21~88%의 환경에서 하루 최소 57mL, 최대 161.5mL의 식수를 생산할 수 있음을 2023년 실험으로 확인했다. 1m2당 물 수확량으로 환산하면 상업적 확장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수분 포집 장치는 안전성과 친환경 면에서도 강점을 보였다. 염화리튬은 수분을 끌어당기는 데 유용하지만 독성이 있어 체내에 들어가지 않도록 차단 조치가 필수다. 연구팀은 글리세롤을 사용해 염화리튬 등 젤 속 성분이 외부로 새지 않도록 설계했고, 실제 실험에서도 유출 농도가 세계보건기구(WHO) 식수 기준을 크게 밑도는 수준인 0.06ppm(1ppm은 100만분의 1 농도) 이하로 나타났다. 또 해수 담수화 장치나 복잡한 정수 장비에 비해 간단해, 별도의 에너지를 투입하지 않고도 작동한다는 점에서 환경 친화적이다.


물 부족은 특히 개발도상국이나 상수도가 연결되지 않은 지역에서 큰 문제다. 자오 교수는 논문을 통해 “장치를 여러 개 병렬로 연결하면 가정이나 소규모 공동체 수준의 물 공급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후 물 수확량을 늘리기 위한 구조 개선과 다양한 기후 조건에서의 실험을 통해 수분 포집 장치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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