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된 엉덩이뼈나 넙적다리뼈를 인공뼈나 인공관절로 대체할때 「로보닥」은 놀라운 솜씨를 보인다.
미국의 의사인 윌리엄 바가는 최근 훌륭한 조수를 채용해 기분이 흡족하다. 덕분에 수술의 성공률도 크게 높아졌다. 특히 손상된 넙적다리 뼈나 엉덩이뼈를 수술할때 이 조수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그런데 이 조수는 인간이 아니다. '로보닥'(Robodoc)이라는 이름을 가진 일종의 로봇이다. 바가와 캘리포니아대학(데이비스 소재) 수의학과 합 폴교수는 병든 골반뼈에 플라스틱 구(socket)를 채워넣고, 손상된 넙적다리뼈에 금속 핀을 박을 때 그에 앞서서 수행하는 구멍뚫는 작업을 보다 정밀하고 정확하게 해내기 위해 로보닥을 만들었다.
그들은 이 로보닥에 CT스캐너를 장착했다. 또 뼈에 구멍을 뚫어주는 로봇의 팔도 만들었다. 아울러 센서와 수술작업을 총괄할 컴퓨터 프로그램도 작성했다.
수술이 시작되면 의사는 로보닥이 환자의 손상된 뼈의 상태를 소상히 볼 수 있도록 해준다. CT스캐너를 작동시켜 뼈의 3차원 영상을 제공하는 것. 그리고 마우스(전자 포인터)를 이용해 구멍뚫을 뼈의 정확한 지점을 지적한 뒤 로보닥을 환자에게 접근시킨다. 그러면 로보닥은 자신의 팔에 쥐어진 고속드릴을 써서 뼈에 구멍을 낸다.
현재는 여기까지가 로보닥에게 주어진 임무다. 로보닥이 정확하게 구멍을 내주면 그 자리에 생체적합성이 뛰어나고 견고한 인공뼈 대체물질을 채워넣는 것은 의사들이 할 일이다.
로보닥은 실제 환자에 적용되기 전에 시체나 병든 개를 대상으로 수술연습을 했다. 그 성과는 좋아서 96%의 성공률을 나타냈다.
살아있는 인간과 로보닥이 처음 만난 것은 지난 해 11월 6일이었다. 관절염을 앓고 있는 64세의 환자에게 최초로 적용된 것. 그후로도 9건의 수술에 참여했는데 결과는 모두 만족할만한 것이었다. 그 덕분에 로보닥은 최근 미국의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공인받기에 이른다.
엉덩이뼈 탈구환자에 대한 수술은 미국 의료계에서 큰 돈벌이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엉덩이뼈 구멍뚫기가 특기인 로보닥을 상품화했을 때 성공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미국에서만 연간 25만명의 엉덩이뼈 탈구환자가 발생하는데 그중 10분의 1은 인공뼈로 대체해야 완치가 가능하다.
"로보닥을 이용하면 엉덩이뼈 수술시 비용감소효과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환자의 고통도 경감된다"고 말하는 바가는 "엉덩이뼈 수술참여는 로보닥의 단지 초기영역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즉 약 1백 10㎏짜리 5축 로봇인 로보닥은 앞으로 눈 귀 뇌 그밖의 관절수술시 정형외과 의사들의 충실한 조수가 돼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