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시대 다음엔 광자시대. 광컴퓨터의 재료는?
지금까지의 전자공학이 전자를 기본으로 하는데 비해 앞으로 올 광자공학시대의 주역은 광자(photon)이다. 광자공학이 발달하게 된 원동력은 광통신이었다. 레이저가 출연한 이후 전기통신에 사용되는 것과 유사한 빛의 기술 즉 전기신호를 대신해 광신호를 생성 전송 수신 처리하는 기술이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졌기 때문이다.
광트랜지스터의 가능성
지난 25년간 광자공학재료의 제조기술은 전자공학에서의 실리콘의 순화기술 개발과 어깨를 견줄 정도로 발전을 이룩했다. 유리속에서의 광흡수의 감소는 전형적인 예이다. 만일 오늘날 가장 우수한 광섬유용 유리로 16㎞두께의 유리창을 만들었을때의 투명도가 2.5㎝두께의 보통 유리창보다 높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광자공학의 연구개발은 주로 광통신에의 응용에 역점을 두어 왔다. 그러나 광자공학재료의 완벽화와 다양화 그리고 새로운 재료의 제조연구는 재료과학분야의 기초적 진보에 기여했다. 따라서 만일 수요가 늘어난다면 언제나 새로운 응용에 쉽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응용 가운데 특히 중요한 예가 광비선형(光非線形)재료이다.
광비선형이란 그 재료를 투과한 빛의 강도가 입사광의 광도에 비례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이 기능을 살리면 전자공학의 힘을 빌리지 않고 광신호를 직접 증폭하거나, 광신호를 스위칭하며, 광신호의 여러 분기로(分岐路)중 어느 하나만을 선택해 통과시킬 수 있다.
많은 연구소들이 이 비선형 광학응답현상을 이용해 광트랜지스터를 만드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 광트랜지스터란 입사광신호를 빛의 상태 그대로 직접 증폭하는 순수한 광학적인 소자로서 전자공학의 트랜지스터와 흡사한, 그러나 우수한 기능을 수행한다(그림1).
게다가 광입력신호를 광비선형재료에 입사시킬 때 그 조합을 선택하면 광논리연산게이트의 기능을 얻을 수 있다. 즉 광논리연산게이트에 의해 광입력신호에 대해서 논리합 논리곱 논리부정 등의 논리조작기능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광트랜지스터와 광논리연산게이트는 광자공학기술로 작동하는 광슈퍼컴퓨터의 기본소자가 될 것이다. 현재의 슈퍼컴퓨터가 이런 광슈퍼컴퓨터로 대체될 가능성은 이미 열린셈이다.
광능동소자의 개발
재료기술의 궁극적 목표는 재료의 각원자층을 한 층마다 제어하는 것이다. 아직 이런 기술은 실현되지 않았지만 재료의 성질을 몇개의 원자층 두께로 변화시키는 것은 가능하다. 결정의 두께를 1백만분의 1㎜단위로 제어하여 층상(層狀)으로 쌓아 만든 새로운 전자소자를 초격자소자(超格子素子)라고 한다.
초격자구조에서는 각 층의 결정이 분자로 20~30개 정도의 두께밖에 되지 않기때문에 터널효과 등 양자효과가 큰 역할을 해, 결정의 덩어리로 된 종래의 전자소자와는 전혀 다른 특성을 나타낸다.
초격자의 가장 중요한 응용의 하나는 굉회로에 이용되는 능동소자(active device)이다. 능동소자는 단순히 빛을 수동적으로 전송하는 것이 아니라, 빛을 생성, 변조, 스위칭하는 소자를 말한다. 이 때문에 능동소자는 그 자신이 갖는 상태를 회로의 다른 부분으로 전달하는 기능을 갖는다. 빛으로만 움직이는 컴퓨터라는 꿈이 실현되는가는 이러한 소자개발의 여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스위치의 재료
초격자의 연구자들은 어떤 종류의 Ⅲ-Ⅴ족 반도체 초격자가 광신호의 입력에 대하여 비선형인 응답을 나타내는가를 알아냈다. 이런 재료에
서는 입사하는 빛의 강도를 조금 증가시키기만 하면 이것을 투과 혹은 반사하는 출력광의 강도를 급격히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
이 효과를 이용하여 간단한 광정보처리기능이 실현되고 있다. 그러나 광자공학, 스위칭 등 광컴퓨터에 필요한 기능소자의 개발이 이제까지는 지연되고 있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광스위치로서 시판되고 있는 것은 광신호의 경로를 바꾸는 니오비듐산리튬(LiNbO₃)으로 된 소자뿐이다.
이 재료는 오산화니오비듐(Nb₂${O}_{5}$)과 탄산리튬(LiCO₃)의 고순도 분발을 백금도가니 속에서 1천2백50℃ 이상의 고온으로 녹여 만든다. 이용융액에 작은 종(種)결정을 넣어 천천히 들어올린다. 그러면 직경 7.6㎝정도의 니오비듐산리튬의 단결정이 종결정에 들러붙어 성장한다. 결정의 광학적 성질의 방향성을 갖추기 위해 자장속에서 냉각시킨 후 잘게 잘라 박편으로 만들어 표면을 연마한다.
니오비듐산리튬을 사용하여 광스위치를 만드는데는 2개의 빛의 통로를 결정의 표면에 만들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티타늄을 증착시켜 결정표면에 바라는 패턴을 만든다. 다음에 이것을 약 1천℃로 가열하면 티타늄은 결정표면의 바로 아래부분으로 녹아들어간다. 표면에 남아있는 티타늄을 에칭으로 제거하면 니오비듐산리튬에 티타늄이 도핑된 부분이 광도파로(光導波路)로서 남는다.
광섬유가 빛을 그 중심부에 가두어 모으는 것과 같은 원리로 빛은 이 결정의 도파로 부분에 가두어진다. 이것은 티타늄이 도핑된 도파로 부분의 굴절률이 주변의 니오비듐산리튬보다 높기 때문이다. 2개의 도파로를 결정표면 위에 서로근접시켜 만들고 각각에 접하도록 전극을 붙인다. 이렇게 하여 2개의 도파로 사이에 전계(電界)를 가하면 도파로의 굴절률이 변화하고, 스위칭 즉 한편의 도파로 빛이 다른 편의 도파로에 옮아가게 된다(그림2)
광소자 집적이 과제
전자공학과 광학을 합친 '전자광학'이라고 할만한 기술은 충분히 확립되었지만 아직'광자공학'이라고 부를만한 기술은 초창기에 도달했을 뿐이다. 이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광자공학 소자의 집적화가 필요하다. 현재 광소자는 개별소자로서 만들어 필요에 따라 개개의 소자를 서로 접속하여 사용하고 있다.
만약 광소자의 집적화가 전자소자와 같은 과정을 더듬어 수행된다고 한다면 다음과 같은 2단계를 거칠 것이다.
1단계는 광소자가 관련있는 전자소자와 집적화된 '광전자집적회로'의 시대이다. 이것은 실현되어 가고있다. 제2단계는 전자소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 광소자만으로 된 집적회로의 시대이다.
광소자나 빛의 전송로를 구성하는 재료 그리고 그것들의 제작방법은 앞으로 개량을 거듭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광자공학재료의 신뢰성도 대폭 개선되어 Ⅲ-Ⅴ족반도체로 된 소자의 가격도 떨어지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또 비선형재료와 유기재료에 대해서 여러가지 결정성장법이 응용된다면 완전히 새로운 광회로의 설계도 가능해질 것이다.
과거 10년간 광자공학은 혁명적인 발전을 이룩했다. 이 발전이 유기재료, Ⅲ-Ⅴ족 반도체재료, 비선형재료의 설계나 제조법에 혁명적 발전을 일으킨 원동력이 되었다. 앞으로 광자공학재료분야에서 보다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조짐이 여러곳에서 발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