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B

▲Ben Mills(W)

디아세틸(Diacetyl) : ‘둘’을 뜻하는 접두사 다이(Di-)가 의미하듯 아세틸기(CH₃CO-) 2개가 결합한 형태다. 탄소 뼈대 중간에 산소 원자 2개가 이중결합 했다.

편집자 주

우리를 둘러싼 공기와 빛, 소리만큼이나, 세상은 냄새로 가득차 있습니다. 아름다운 향기부터 코를 찌르는 악취까지 ‘킁킁과학’은 냄새의 근원을 향한 오디세이입니다.

해가 바뀌었다. 연말의 흥겨움이 부스러지고 현실만 남은 찬 겨울에 위안이 되는 건 길거리 여기저기서 파는 간식들. 어깨를 잔뜩 움츠리며 걷다가도 군고구마와 군밤, 붕어빵의 달달한 향을 맡으면 서서히 발걸음이 느려지고, 결국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군고구마 한 봉지를 사고 만다.

잘 구워진 군고구마는 속이 갈색에 가깝게 변해있고, 끈적거리는 액체가 흐르기도 한다. 이 모습은 대부분 ‘캐러멜화 반응’에 의해 일어난다. 캐러멜화 반응은 당을 가열했을 때 갈색의 끈적한 물질로 분해되는 반응을 일컫는다. 당의 종류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자당과 포도당은 약 160℃에서, 과당은 110℃에서 캐러멜화가 일어난다.

캐러멜화 반응은 요리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설탕을 녹여 만든 캐러멜 사탕, 달고나는 물론, 양파스프, 크렘 브륄레에 이르기까지. 달콤한 갈색빛이 도는 음식 대부분에 캐러멜화의 손길이 거쳐 갔다고 믿어도 될 정도다. 그렇다면 모닥불에 들어간 고구마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고구마는 전분의 형태를 한 탄수화물이 가득 든 창고다. 여기에 낮은 온도로 장시간 열을 가하면 탄수화물이 당으로 변하고, 이 당이 다시 캐러멜화 반응을 거치며 꿀고구마가 만들어진다.

그렇지만 캐러멜화 반응을 화학적으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그 과정이 다 밝혀지지도 않았다. 중요한 것은 캐러멜화 과정에서 다양한 물질이 합성되며 특유의 풍미를 낸다는 것이다. 그중 향기에 관여하는 물질을 보자. 당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초기 부산물인 ‘디아세틸’은 버터 향미를 풍기는 노란색 액체로, 인공 버터 향료나 일부 맥주 등에 쓰인다. 말톨은 캐러멜화 후기에 만들어지며, 달콤한 구운 설탕 향을 낸다. 풍미 강화제로 많이 사용된다. 그 외에도 퓨란계 물질 등 다양한 화합물이 더해진다. 이들의 조화가 군고구마의 고소한 풍미를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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