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만큼은 언제나 1등이었다.” 슈퍼스타K2에서 윤종신이 허각에 대해 남긴 마지막 심사평이다. 수학올림피아드에는 이러한 간절함이 있을까? 간절함이 아니라면 수학스타를 만드는 요소는 과연 무엇일까?
부모님이 정한 길
S군은 중학교 때부터 잘 알려진 수학영재였다. 수업을 마치면 언제나처럼 학원으로 향했다. 수학올림피아드를 앞두고는 학원에 살다싶이 했다. 지난 대회에서 은상을 받은 만큼 이번에는 금상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S군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 부터 선행학습을 시작했다. 일찌감치 중학교 수학을 끝냈고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고등학교 수학을 공부했다. 문제를 많이 풀다 보니 문제의 유형도 눈에 들어오고 해법을 떠올리는 데 걸리는 시간도 줄었다.
탁월한 수학 실력 덕분에 S군은 큰 힘 들이지 않고 특목고에 입학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수학올림피아드 공부는 그만하기로 했다. 수학은 이제 할 만큼 했으니까 다른 과목에 집중하자는 부모님의 의견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사실 수학올림피아드 공부를 시작하게 된 것도 그를 특목고와 명문대에 보내기 위한 부모님의 전략이었다. 그동안 부족했던 영어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 결과, S군은 의대 진학에 성공했다.
애초부터 S군의 진로에 수학자는 없었다. 부모님의 계획에 수학자가 없었다는 게 더 정확할지 모른다. 수학을 열심히 공부하고 잘하기도 했지만, 수학은 그저 도구일 뿐이었다. 수학에 대한 간절함은 찾아보기 힘들다. 수학올림피아드에는 S군처럼 부모님이 정한 길을 따라 가는 학생을 쉽게 볼 수 있다.
환풍기 청소부는 수학스타가 될 수 있을까?
슈퍼스타K2 우승자 허각과 한린 박사는 어려운 환경을 딛고 자신의 분야에서 우뚝 섰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그러나 조금만 더 깊게 살펴보면 커다란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허각은 14살 때부터 편의점 아르바이트와 환풍기 수리를 하며 밥벌이를 했다. 하지만 노래에 대한 열정에 이끌려 노래를 할 수 있는 곳이면 밤낮 가리지 않고 무대에 올랐다. 오직 혼자의 힘으로 가수의 길을 개척한 것이다.
한린 박사 역시 사교육 없이 아버지의 도움을 발판 삼아 수학의 꿈을 키워왔다. 하지만 그에게 대한수학회에서 개최하는 여름·겨울학교가 없었다면? 고등학교 때부터 지원받은 장학금이 없었다면? 아마 그는 먼 길을 돌아가야 했을 것이다. 수학스타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외부의 지원과 환경이 필요한 이유다.
물론 가요계에도 외부의 지원과 환경이 뒷받침된 아이돌의 열풍이 거세다. 대형기획사의 지원 속에서 노래와 댄스를 충분히 가다듬은 연습생들은 데뷔한 직후부터 대단한 실력을 뽐낸다. 그렇지만 여전히 가요계에는 허각 같은 ‘깜짝스타’가 심심찮게 나타난다. 휴대전화를 팔던 폴 포츠가 영국의 스타 발굴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적인 가수가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송용진 교수는 수학 분야에서는 깜짝스타가 불가능하다고 단정 짓는다. 가장 오래된 학문 중 하나인 수학은 선배 수학자의 업적을 배우고 꾸준히 훈련해야만 스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수학은 훈련을 거듭하는 중에 자신만의 창의성을 발휘할 때, 다음 단계로 가는 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 수학스타가 탄생하는 순간도 바로 이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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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수학올림피아드와 슈퍼스타K는 닮았다
Part 3. 수학올림피아드와 슈퍼스타K는 다르다?
Part 4. 진정한 수학스타 탄생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