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눈에서 빛을 받아들이는 각막은 원래 둥근 모양이에요. 이 둥근 모양이 훼손되면 빛의 초점이 맞지 않아 원시나 근시 등 시력 문제가 생기죠. 시력 교정 수술은 레이저로 각막을 깎아 둥글게 만들어요. 각막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촘촘히 밀집돼 있기 때문에, 각막을 깎는 수술 후엔 통증과 부작용이 따를 수 있어요. 또 각막이 얇으면 수술이 불가능하죠.
8월 18일, 미국 옥시덴탈칼리지 마이클 힐 교수 외 공동 연구팀은 각막을 깎지 않고 전류로 모양을 바꾸는 기술을 발표했어요. 각막은 단백질의 일종인 콜라젠과 주변 성분의 분자들이 서로 잡아당기는 힘으로 형태를 유지해요. 연구팀은 각막에 전기 자극을 주면 분자끼리 잡아당기는 힘이 느슨해져 각막이 유연해지는 것을 발견했죠.
연구팀은 잘 녹슬지 않고, 전류를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소재인 백금으로 콘택트렌즈를 만들었어요. 이 렌즈를 각막에 덮은 다음 전류를 흘리자, 유연해진 각막은 콘택트렌즈 모양에 맞춰 둥글게 변했어요. 1분이 지난 후 전류가 멈추자, 유연해진 각막이 굳어 둥근 형태를 유지했죠. 연구팀은 이 방법으로 토끼 12마리 중 10마리의 눈에서 먼 곳이 흐리게 보이는 근시가 교정된 효과를 확인했어요. 그리고 “이 방법으로 눈의 자연스러운 구조를 보존하면서 안전하게 시력 교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어요.

박동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