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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사][가상 인터뷰] 스스로를 독에서 보호한다! 심해 지렁이

깊은 바닷속, 뜨거운 물과 함께 독성 물질을 뿜어내는 구멍이 있어! 그런데 이 힘든 환경에서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지렁이가 있대. 일리가 이 지렁이를 만나고 왔어! 
 

 

Wang H, et al.

파랄비넬라 헤슬러리.

 

박동현

 

안녕, 너는 누구야? 
내 이름은 ‘파랄비넬라 헤슬러리’야. 지렁이나 거머리 같은 환형동물 중 털이 많이 난 다모류에 속해. 내 몸은 밝은 노란색을 띠고 있고 풍성한 노란 꽃처럼 보이는 아가미와 튀어나온 촉수들, 그 아래 입과 몸통 등으로 이뤄졌어. 난 해저에서 뜨거운 물이 뿜어져 나오는 구멍인 열수분출공 주변에 무리 지어 살아. 
8월 26일, 중국과학원 해양연구소 연구팀은 일본 오키나와 바다의 수심 약 1300~1600m 열수분출공에서 로봇 잠수정으로 나를 채집하고 내 몸을 조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 

네가 사는 곳은 어떤 환경이야? 
열수분출공은 지구 표면을 이루는 판들이 만나거나 갈라지는 곳에 생기는 구멍이야. 이 구멍에선 갈라진 판 사이에 스며든 찬 바닷물이 마그마와 만나서 수백 °C까지 달궈진 채로 솟아 나와. 뜨겁고 가스가 많은 열수 덕분에 미생물이 잘 자라 먹이가 풍부하지만 위험하기도 해. 뜨거워진 물이 주변 암석 속 광물을 녹여 철, 구리 같은 금속 성분과 황화수소, 비소 등 독성 물질을 물 속에 방출시키거든. 

연구팀이 무엇을 발견했어? 
연구팀은 내 피부 아래에서 황화비소라는 광물 입자를 발견했어. 황화비소는 비소와 황화수소가 반응해서 만들어진 광물이야. 나는 열수분출공에서 나온 독성 물질인 비소를 피부에 축적한 후, 바닷물 속 황화수소와 반응시켜 몸 속에 황화비소를 만들었어. 내 몸이 샛노란 것도 황화비소 입자 때문이지. 황화비소도 독성 물질이지만 분자 구조가 안정된 고체 형태여서, 비소나 황화수소처럼 몸속 단백질 등과 반응하지 않아. 난 독성 물질을 덜 해로운 황화비소로 만들어 극한 환경에 적응한 거야.

이 연구의 의미가 뭐야? 
이처럼 외부에서 흡수한 물질을 세포 안에서 단단한 구조물로 바꾸는 현상을 ‘생물광물화’라고 해. 생명체가 외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 중 하나지. 연구팀은 “보통 생물광물화는 몸 속에서 광물을 만들어서 껍데기 같은 조직을 단단하게 만드는 데 쓰이는데, 이 생물에게선 해독에 쓰인 것이 독특하다”고 설명했어. 이 연구는 심해 동물이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환경에 적응하는지를 보여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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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1일 어린이과학동아(19호) 정보

  •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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