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각 교구, 촉각 전시회 등 모두가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게 돕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어. 눈으로만 보던 걸 손으로 만지면 같은 작품도 새롭게 해석할 수 있지!

촉각 교구로 점자와 그림을 쉽게 익히다
그림 점자는 촉각 교구로도 널리 활용되고 있어요. 지난 2022년,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 제작한 석굴암 촉각 교구 세트가 대표적이에요. 단단한 화강암을 네모난 석판 위에 조각해 실제 석굴암과 비슷하게 만들었어요. 이 과정에서는 3차원 형상을 구현하는 기술인 3D 프린팅 기술도 이용됐습니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은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 모두가 폭넓게 문화유산을 누리길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었다”고 전했습니다.
기업의 노력도 더해지고 있어요. 촉각 교구 제작 회사인 담심포는 촉각 교구 약 20종을 만들었어요. 촉각 교구 중 점자 단어카드엔 단어의 점자와 그림이 함께 새겨져 있어 쉽게 익힐 수 있어요. 우리나라 최초의 점자 동화책인 ‘아기새’도 만들었지요. 담심포 박귀선 대표는 “시각장애가 있는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시각장애인의 고충을 알게 됐다”며 교구를 만들기 시작한 이유를 말했어요.
박 대표는 “점자가 거칠게 인쇄된 종이를 접하면 아이들이 거부감을 느낀다”고 말했어요. 이어 “부드러운 촉각 교구를 통해 아이들이 재밌게 점자를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눈에서 손으로 전시회 즐기다
촉각을 이용해 즐길 수 있는 전시회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요. 2024년 5월,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은 촉각을 통해 명화를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를 열었어요. 전시장에는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파울 클레의 ‘다혈질의 소녀’ 등 유명한 그림들이 걸려 있었습니다. 이 작품들은 원작이 아닌, 여러 재료를 섞어 입체적으로 만든 작품들이에요. 그림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보통 천이나 아크릴, 점토 등을 섞어 작품을 만들지요.
관람객들은 손으로 명화를 만지며 다채롭게 감상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지점토로 만든 작품에서는 부드럽고 따뜻한 촉감을 느낄 수 있지요. 서울대학교 학생사회공헌단 배리어프리팀은 “누구나 장애를 겪을 수 있다는 문제 의식에서 전시회를 열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비장애인부터 시각장애인들까지 모두 명화를 즐겼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다”는 소감을 함께 전했어요.
다양한 촉각 작품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새롭게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기도 해요. 우리에게 익숙한 것이라도 촉각을 통해 이전에는 몰랐던 새로운 면을 느껴 보세요!

“누구나 볼 수 있는 좋은 책을 만들고 싶어요. 주목받는 분야가 아니라 힘든 점도 많았지만 시각장애인의 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 비시각장애인들에게도 점자가 자연스럽게 흡수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점자는 특별한 기호가 아닌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언어가 될 때 더욱 의미가 있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