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주요기사][전 세계 바다로 다이빙!] 바닷속 도서관 난파선

    전 세계에는 다양한 다이빙 지점들이 있어요. 이런 지점 중에서 난파선을 탐사할 수 있는 곳도 있지요. 다이버들이 난파선으로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난파선, 생물들의 서식지


    난파선은 바다에서 부서지거나 뒤집힌 배예요. 수중 생물들은 산호가 자란 난파선을 인공 암초로 사용해요. 암초는 해면 가까이에 불룩하게 솟아 있는 바위나 산호초를 말합니다. 인공 암초가 된 난파선은 바닷물의 흐름을 막고 약하게 만들어요. 바다 생물들은 난파선에 알을 두거나 난파선을 포식자로부터 숨을 공간으로 활용합니다. 그러면서 난파선에 새로운 해양 생태계가 생기기도 해요. 난파선을 탐사하면 수중 생물이 어떤 방식으로 공간을 점유하고 적응해 나가는지 연구할 수 있지요. 


    전 세계 다이빙 지점 중에서 난파선을 탐사할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저는 그동안 미크로네시아와 호주, 팔라우, 인도네시아, 사이판, 홍해, 동해, 제주도 바다에서 난파선을 보고 왔어요. 관광용 배뿐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에서 적국에 빼앗기지 않으려고 일부러 바다에 가라앉힌 배와 공격을 받고 가라앉은 배도 볼 수 있었습니다.
     

     

     

    2024년에 탐사한 쇼안마루.

     

    2024년 필리핀에서 본 난파선.

     

    난파선이 된 사연, 들여다보다


    난파선은 구조물이 있어서 일반 심해 탐사보다 둘러보기 까다로워요. 입구와 출구, 객실, 조타실, 그리고 추진 엔진이 있지요. 난파선에 한 번 진입하면 바로 물 밖으로 나올 수 없어서 위험해요. 


      난파선에 다이빙할 때는 호흡에 필요한 공기의 양과 수중 길 찾기 능력이 중요해요. 안전한 다이빙을 위해 한 시간 이상 큰 난파선을 조사할 때는 다이버들이 별도의 교육을 받기도 합니다. 


    호주의 난파선 용갈라는 난파선 생태계로 유명해요. 1911년 49명의 승객과 73명의 승무원을 데리고 브리즈번에서 케언즈로 향하던 용갈라는 태풍을 겪은 뒤 연락이 두절되었어요. 용갈라는 수심 28m에 있고, 대산호초(그레이트베리어리프)와 육지로부터 20~40km 거리만큼 떨어져 있어요. 이 때문에 선박에 고립된 동물 군락이 있습니다. 용갈라의 길이는 건물 36층 높이인 109m로 한 번의 다이빙으로는 전부 둘러보기 어려워요.


    초보자가 접근하기 좋은 난파선으로는 사이판의 쇼안마루가 있어요. 5624t의 증기 화물선으로, 1944년 일본 전쟁 물자를 운반하다가 미군의 공격을 받아 침몰했습니다. 다른 난파선에 비해 시야가 넓게 뚫려 있고, 수심 3m의 얕은 곳에 있어요.  


    슬픈 역사를 가진 난파선도 있어요. 이집트와 프랑스 사이를 오가던 여객선, 살렘 익스프레스예요. 1991년 암초에 부딪힌 뒤 수심 32m로 침몰해 최소 470명이 사망했어요. 이 선박에는 아직도 주인 없는 가방과 옷이 떠다니고 있습니다. 사망자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이곳 다이빙을 꺼리는 다이버도 많지만, 유품을 챙긴 다이버들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난파선은 강릉 수심 30m에 있는 스텔라예요. 2020년 강릉에서는 어류들이 숨을 장소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 스텔라를 가라앉혔습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5년이 지난 지금은 섬유세닐말미잘과 해조류가 자라나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어요.  

     

    2020년에 탐사한 강릉 스텔라.

     

    2018년에 본 살렘 익스프레스.

     

    2018년에 용갈라에서 본 바다 생태계.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25년 9월 15일 어린이과학동아(18호) 정보

    • 글 및 사진

      심수환(해양생물학자, 해양 사진작가)
    • 에디터

      장효빈
    • 디자인

      김연우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