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엑서터대학교 동물행동연구센터 연구팀은 로봇 농게를 만들어 야생 수컷 농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실험한 결과를 ‘영국 왕립학회지’에 8월 6일 발표했습니다. 농게는 달랑겟과에 속하는 작은 게로, 주로 굴을 파서 생활해요. 수컷 농게는 한쪽 집게발이 커요. 암컷에게 구애 신호를 보내기 위해 큰 집게발을 짝짓기하는 동안 흔드는 게 특징이지요.
연구팀은 3D 프린팅 기술로 로봇 농게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2022년 5월부터 7월까지 야생 농게 굴에서 약 30cm 떨어진 곳에 로봇 농게를 설치했어요. 연구팀은 로봇 농게의 집게발 크기를 바꿔가며 수컷 농게의 행동을 살펴봤습니다.
로봇 농게가 집게발을 흔들자 수컷 농게는 굴보다 땅에서 더 오래 머물렀어요. 연구팀은 “로봇 농게가 집게발을 흔드는 모습을 보고 땅에 암컷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로봇 농게의 집게발이 수컷 농게의 집게발보다 클 경우 수컷 농게가 땅 위에 있는 확률은 약 30%밖에 되지 않았어요. 연구팀은 “농게는 상대가 더 큰 집게발을 가지면 경쟁에서 질 확률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땅 위로 나왔다가 서식지인 굴을 빼앗길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전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