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 구경이 제일 재밌다’라는 말이 있지? 그런데 그 말이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는 연구가 나왔어. 원숭이도 사람처럼 싸움 구경을 좋아한다는데, 어떤 연구인지 살펴보자.

Q.안녕, 너는 누구야?
나, 긴꼬리원숭이는 침팬지, 인간 등을 포함하는 영장목에 속하는 동물이야.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열대우림에서 살고 있지. 내 꼬리의 길이는 몸통 길이와 비슷할 정도로 길어. 난 주로 나무 위에서 생활하고 무리를 지어서 다니고 있어. 일부 종은 수백 마리가 넘는 아주 큰 집단으로 살기도 해. 지난 6월 25일,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교 동물 행동 및 인지학과 연구팀은 긴꼬리원숭이가 싸우는 영상에 관심이 많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어.
Q.어떻게 연구한 거야?
연구팀은 네덜란드 영장류 연구센터에 생활하는 긴꼬리원숭이 28마리에게 길이가 2분 정도 되는 동영상들을 보여줬어. 영상은 함께 생활하는 긴꼬리원숭이들이 등장하는 영상과 모르는 긴꼬리원숭이가 등장하는 영상 두 가지였어. 각 영상에는 원숭이가 다투는 모습과 털을 골라주는 모습, 달리는 모습, 평범하게 앉아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지. 연구팀은 긴꼬리원숭이들이 화면을 본 시간과 긴꼬리원숭이들의 반응을 기록했어.
Q.원숭이들의 반응은 어땠어?
긴꼬리원숭이들은 다투는 영상을 가장 오래 봤어. 그다음 오래 본 영상은 달리는 영상, 털 골라주는 영상, 그냥 앉아 있는 영상이었지. 또 모르는 원숭이보다 자신이 아는 원숭이가 등장하는 영상을 더 집중해서 봤어. 공격성이 강하고 서열이 높은 원숭이는 자신이 속한 집단의 행동 영상에 크게 반응하지 않았지만, 서열이 낮은 원숭이일수록 자신이 속한 집단 영상에 몸을 많이 움직인 걸로 나타났단다.
Q.이 연구의 의의가 뭘까?
사람들이 자극적인 영상을 좋아한다는 연구는 이미 많이 있어.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인간이 아닌 영장류도 다투는 영상에 끌릴 수 있다는 증거를 최초로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어. 또 서열에 따라 자신이 속한 집단 영상에 다르게 반응한 것은 긴꼬리원숭이의 집단 생활 때문이라고 봤어. 집단 생활 속에서는 소속감을 느끼는 것이 중요해. 연구팀은 “서열이 낮은 원숭이는 높은 원숭이보다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 집단의 눈치를 많이 보기 때문에 영상에도 더 집중한 것”이라고 전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