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버섯의 독은 사람에게 치명적이지만, 의외로 도움이 될 때도 있어. 잘하면 치료제로도 쓰이고, 식물에는 영양분을 주거든. 나와 내 친구들, 나쁘기만 한 건 아니라고!
우울증 치료하고, 숲 생태계 살려
독버섯 속 독은 치료제로 쓰일 수 있어요. 그중 대표적인 예가 환각버섯에서 발견되는 사일로사이빈이에요. 우리 몸에서는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나와요. 세로토닌이 나오면 우리 몸은 행복해지고, 안정감을 느끼죠. 사일로사이빈은 세로토닌이 더 나오도록 자극해 기분을 좋게 만들어 줍니다. 그래서 우울증이나 충격적인 사건 이후 심한 고통을 느끼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환자를 행복하게 하는 치료제를 만드는 데 사일로사이빈을 활용하고 있어요.
2022년, 미국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 정신의학 및 행동과학의 나탈리 구카샨 교수팀은 2년 넘게 우울증을 겪고 있는 환자 24명에게 6개월 동안 사일로사이빈 치료제를 복용한 결과를 공개했어요. 치료제를 먹기 전 환자들의 평균 우울증 점수는 평균 22.8점으로 심한 상태였어요. 6개월 동안 치료제를 먹고, 다시 6개월을 보낸 뒤 환자들의 우울증 점수는 평균 7.7점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독버섯 속 다양한 물질을 이용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어요. 2021년 성균관대 약학대학 김기현 교수팀은 독버섯인 뱀껍질광대버섯에서 폐암 세포를 죽이는 두 가지 물질을 발견해 공개했어요. 다만 김기현 교수는 “독버섯 연구는 병원에서 훈련을 받은 연구원들이 물질을 추출해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뱀껍질광대버섯을 야생에서 채취한 그대로 섭취한다면 위와 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죠. 김기현 교수는 “해당 물질에는 정상세포도 같이 죽이는 부작용도 있어, 약으로 사용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어요.
또 야생의 독버섯은 사람에게 무시무시해 보일 수 있지만 숲 생태계에는 오히려 도움이 되기도 해요. 예를 들어 흙무당버섯, 우산광대버섯 같은 독버섯은 ‘뿌리곰팡이’입니다. 뿌리곰팡이의 땅속에 있는 균사체는 식물의 뿌리와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같이 살아가요.
식물은 햇빛을 받아 광합성을 하고, 그 과정에서 영양분을 만들 수 있어요. 하지만 버섯은 광합성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뿌리곰팡이는 식물 뿌리의 주변이나 안쪽으로 뻗어가 특수한 구조를 만들어 자신과 식물을 연결하고, 식물의 뿌리를 통해 영양분을 얻어요. 예를 들어 식물이 광합성으로 만든 당분을 받아먹는 대신, 땅속에서 인, 질소 같은 무기 영양분을 흡수해 식물에 보내주는 거예요.
독버섯 중 숲속에 낙엽과 유기물이 쌓이지 않도록 청소하는 ‘부생균’도 있습니다. 부생균은 죽은 나무에 붙어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살아가요. 유기물이 썩어가며 숲에 쌓이는 것을 막는 거죠. 부생균은 토양을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바꿔줘요. 구토와 설사를 일으키는 노란개암버섯, 흰갈대버섯 같은 독버섯이 부생균에 속합니다. 부생균 덕분에 숲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