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지켜 주는 선크림이 기관지나 자연 환경에는 나쁠 수도 있대.
어떤 이유에서일까?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 선크림은 없을까?
독이 되기도 하는 차단 성분
선크림에는 옥시벤존과 옥티노세이트, 티타늄 디옥사이드 등 다양한 화학 물질이 들어 있습니다. 옥시벤존과 옥티노세이트 등은 ‘화학적 필터(유기 자외선 차단제, 유기자차)’라고 불려요. 피부에 닿은 자외선을 흡수해 열에너지로 바꿔서 피부 밖으로 방출하죠. 티타늄 디옥사이드 같은 물질은 ‘물리적 필터(무기 자외선 차단제, 무기자차)’라고 합니다. 피부 표면에서 자외선을 반사하거나 산란●해 피부를 보호합니다.
그런데 실수로 선크림을 먹거나, 스프레이형 선크림 등을 쓰면서 선크림 속 성분이 코나 폐로 들어가면 건강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학교실 신민경 교수는 “호흡기는 각질층 등이 있는 피부에 비해 장벽이 약하기 때문에 자극을 더 쉽게 받고, 화학 물질의 전신 흡수 위험도 훨씬 높다”고 말했어요.
또, 선크림의 화학 물질들은 바닷속 생물에도 매우 치명적인 영향을 줍니다. 화학적 필터 중 일부인 옥시벤존은 산호의 DNA를 손상시키고, 옥티노세이트는 어린 산호의 성장을 방해하죠. 바닷물 1L에 선크림 1방울만 들어가도 산호에게는 무척 위험한 상황이 됩니다. 산호와 공생하는 미생물, 조개, 해초, 어류도 생명의 위협을 받아요. 따라서 하와이 등 일부 지역에서는 해양생물에게 해로운 성분이 든 선크림 판매를 금지했습니다.
그렇지만 선크림은 피부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물건이므로, 많은 과학자가 자외선을 차단하면서도 다른 생물들에게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 물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고등학생 테일러 맥과이어는 지난 5월 미국 리제네론 과학경시대회에서 바나나를 이용한 천연 자외선 차단제 물질 연구를 발표했어요. 바나나는 자외선이 강한 지역에서 자라는 작물로, 바나나 껍질에는 자외선을 차단하는 물질인 플라보노이드가 들어 있습니다.
맥과이어는 바나나 껍질에서 물에 녹는 플라보노이드 추출물과 기름에 녹는 추출물 두 종류를 얻었어요. 빛을 측정하는 기계인 분광광도계를 통해 두 추출물이 모두 자외선을 흡수한다는 것을 확인했죠. 이후 외부 반응에 민감한 동물인 플라나리아를 각 추출물 용액이 담긴 접시에 넣고, 강한 자외선이 있는 곳에 두었어요. 다른 플라나리아들은 움직임이 둔해지는 등 자외선과 화학 물질에 영향을 받았지만, 물에 녹는 추출물 속 플라나리아는 멀쩡했죠. 추후에 바나나 추출물 속 화학물질들이 각각 어떻게 작용하는지 더 자세히 분석하면, 친환경적이고 자연에서 잘 분해되는 선크림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답니다.


스프레이형 선크림은 아예 안 쓰는 게 좋나요?
바나나 추출물로 선크림 만들기
선크림과 물을 섞은 용액, 바나나 추출물 두 종류에 물을 섞은 용액, 바나나 추출물 두 종류에 글리세롤을 섞은 용액 등 5가지 용액을 준비한 후, 자와선 차단 성능과 플라나리아의 활동 여부를 확인한다.
➊ 자외선 실험을 위한 여러 종류의 용액을 준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