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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사]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협상 회의, 플라스틱 생산 규제 가능할까?

2024년 11월 30일, 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에서 작은 소동이 벌어졌어요. 석유 화학 물질을 운반하는 커다란 배의 꼭대기에, 웬 노란 천을 든 사람들이 주렁주렁 매달렸거든요. 이들은 배 꼭대기에 오른 지 6시간 만에 경찰에 연행됐는데요. 과연 무슨 일이었을까요? 

 

▲GREENPEACE
석유 화학 물질 운반선에 오른 활동가들 | 플라스틱의 99%는 석유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석유가 나는 산유국과 석유 회사에서는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그린피스 활동가 4명은 석유화학 산업에 항의하기 위해 배에 올라 배너를 들었다고 밝혔다. 배너에는 ‘강력한 플라스틱 협약’이라고 써 있다.

 

 

플라스틱 생산 줄이는 강력한 협약 요구

 

배에 올라탄 사람들은 영국인, 독일인 등으로 이뤄진 4명의 그린피스 활동가였어요.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제5차 국제 플라스틱 협약 협상 회의 폐막을 이틀 앞두고 ‘강력한 플라스틱 협약’을 요구하기 위해 평화 시위를 기획했다고 밝혔어요. 강력한 플라스틱 협약이란 플라스틱 생산 자체를 줄이고 플라스틱에 들어가는 유해화학물질을 규제하는 내용이 포함된 협약을 뜻해요.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2022년 3월,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할 국제적인 규정을 만들기 위해 처음 시작됐어요. 케냐 나이로비에 모인 175개 유엔 회원국은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자는 공동의 목표를 세웠고, 국제 플라스틱 협상 회의(INC)를 통해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약을 완성하기로 했죠. 이번 제5차 회의는 최종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마련하는 마지막 협상의 자리였어요.

 

▲UNEP
 

 

▲UNEP
 

 

▲UNEP/Duncan Moore
부산 벡스코에서 178개 유엔 회원국과 31개 국제 기구가 모여 플라스틱 오염을 막기 위한 국제 협약을 논의했다.

 

2024년 11월 25일, 178개 유엔 회원국과 31개 국제 기구가 부산 벡스코에 모였어요. 4000여 명의 정부, 산업, 환경단체 대표단이 일주일 동안 마라톤 회의를 이어갔지요. 협상 초반의 흐름은 기대감을 높였어요. 100여 개 이상의 국가가 플라스틱 생산 감축에 강력한 지지를 드러냈고, 난관으로 예상했던 플라스틱 최대 생산국인 중국이 예상외로 생산 감축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거든요. 

 

하지만 협상 회의 마지막 날까지 협약은 체결되지 않았어요. 플라스틱 생산 자체를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나라들과, 생산을 규제하는 대신 폐기물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산유국들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결국 이번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2025년에 추가 협상 회의(INC-5.2)를 열기로 하고 제5차 협상 회의는 큰 수확 없이 마무리됐어요.  

 

INC-5에 참관인으로 참여했던 그레이엄 포브스 그린피스 대표단장은 제5차 협상 회의 결과에 대해 “정부가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방치한다면 그 대가는 결국 우리 모두가 치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어요. 그러면서 “INC-5.2 회의에서는 각국 정부 대표단이 반드시 플라스틱 생산을 줄일 수 있는 유효한 국제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죠. 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실질적인 계획을 포함해 효과적인 협약을 작성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어요.

 

INC-5 한눈에 보기!

 

이번 협상 회의에 어떤 의견이 나왔고 어떤 이유로 무산됐을까요? 일주일간 부산을 달군 INC-5를 어과동이 핵심만 뽑아 정리했어요.

 

플라스틱, 왜 줄여야 할까?

 

▲IISD/ENB - Kiara Worth
 

 

화석 연료로 만들어지는 플라스틱은 생산 단계에서부터 폐기까지 많은 온실가스와 유독성 화학물질을 배출해요. 이는 기후 위기를 빠르게 하고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어요. 인도네시아 대표단의 다루 세트요리니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매우 중대한 보건 문제”라며 플라스틱 폐기물의 독성과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을 강조했어요.

 

아예 만들지 마! vs 잘 폐기하면 되지

 

▲IISD/ENB - Kiara Worth
 

 

유럽연합과 노르웨이 등 100여 개 나라는 플라스틱 재활용의 한계를 지적하며 생산 자체를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어요.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나 러시아 등 석유가 많이 나는 나라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잘 처리하고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췄어요. 플라스틱의 99%는 석유로 만들어져요. 그래서 생산을 줄이면 산유국에서는 경제적인 손해를 입는답니다. 

 

오염자 부담 원칙에 따라 생산국이 돈을 내야 해!

 

▲GIB
 

 

플라스틱 폐기물을 처리하려면 많은 돈과 높은 기술력이 필요해요. 이 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도 뜨거웠어요. 플라스틱 폐기물의 주요 수입국과 일부 선진국은 ‘오염자 부담 원칙’에 따라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한 나라나 기업에서 피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플라스틱을 주로 생산하는 나라와 기업에서 강력히 반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어요.

 

 

 
▲GSCC
 

 

▲UNEP/Bingying Liu
 

 

▲플뿌리연대
 

 

▲플뿌리연대
 
2024년 11월 23일, 부산 곳곳에서는 강력한 협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하는 대규모 평화 행진이 이뤄졌다.

 

소수의 이익 집단보다는 전 세계 시민을 우선해야

 

국제환경법센터가 11월 27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INC-5에 참여한 화석연료 및 석유화학 업계 로비스트는 220명으로 역대 INC 중에 가장 수가 많았어요. 유럽연합 및 각 회원국들의 정부대표단을 합친 191명보다 많은 인원이지요. 그래서 100개가 넘는 유엔 회원국이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자고 했음에도 협약이 성사되기는 어려웠던 거예요. 

 

하지만 플라스틱이 일으키는 문제는 전 지구의 사회, 건강,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더 적극적인 움직임과 실천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요. 1123 부산 플라스틱 행진에 참여한 김한나 어린이는 이렇게 전했어요. 

 

“저는 더 많은 옷, 인형, 신발을 갖고 싶어요. 하지만 저와 친구들은 더 이상 욕심내지 않기로 했어요. 우리는 플라스틱으로 된 옷, 신발, 인형을 사는 대신 물려받아 쓰거나 플리마켓에서 사는 것을 선택하고 있어요. 우리가 많이 욕심을 낼 수록 썩지 않는 쓰레기가 늘어날 테니까요. 플라스틱을 더 만든다는 건, 우리 자신을 포함한 지구의 생명들을 플라스틱과 맞바꾸겠다는 것과 같아요. 우리의 생명과 플라스틱을 맞바꾸지 말아주세요.” 

  

 

용어 설명
참관인 : 회의에 특별히 출석이 허용된 사람. 의결권은 없지만 발언권을 가진다. 오염자 부담 원칙: 197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권고된 개념으로,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한 자가 오염으로 발생하는 피해 비용을 모두 지불하게 하는 원칙이다. 로비스트: 특정 조직의 이익을 위해 입법 과정에 영향을 끼치는 일을 하는 사람.

2025년 1월 1일 어린이과학동아(1호) 정보

  • 박현서
  • 디자인

    최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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