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으로 이런 놀이를 할 수 있다니! 대단한걸. 그런데 이 엄청난 불빛과 소음에는 도저히 적응할 수가 없네. 내 친구들도 불꽃놀이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어. 어떤 문제가 있는 걸까?
잠깐의 불꽃, 길이 남는 충격과 쓰레기
불꽃놀이를 할 때는 폭발에 따른 강렬한 빛과 큰 소음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불빛과 소음은 동물들에게 큰 위협이 돼요. 2021년 1월 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수백 마리의 새가 갑자기 죽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피해를 입은 새들은 계절에 따라 아프리카와 유럽을 오가는 철새 유럽찌르레기로, 새해 첫날 불꽃놀이의 소음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불꽃놀이로 위협을 느끼는 동물은 새뿐만이 아니에요. 도심의 반려동물과 동물원에 사는 동물도 큰 공포와 스트레스를 받죠. 2024년 11월, 영국의 기념일인 ‘본파이어 나이트’를 맞아 곳곳에서 큰 규모의 불꽃놀이가 진행된 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동물원의 레서판다 두 마리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습니다. 스코틀랜드 왕립 동물학회 연구팀은 레서판다의 죽음이 불꽃놀이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밝혔어요.
불꽃놀이 후에 발생하는 오염 물질과 쓰레기도 위험 요소입니다. 2024년 10월 서울불꽃축제 직후 인근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다른 장소의 평균 미세먼지 농도보다 3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어요. 화약이 폭발하면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 중금속은 야생동물뿐만 아니라 사람의 건강에도 해로워요.

해변에서 흔히 쓰는 소형 폭죽의 경우, 화약을 감싸는 플라스틱 탄피 껍데기가 모래사장이나 바다에 그대로 버려지면서 환경을 오염시켜요. 우리나라에서 해변 불꽃놀이는 해수욕장법에 따라 불법 행위로 규정되지만, 많은 관광객이 이를 모르고 폭죽을 터뜨리죠. 해양환경단체 시셰퍼드 코리아 진정철 대표는 “해변에서 쓰레기를 주울 때마다 평균적으로 5000개, 많게는 1만 개 이상의 플라스틱 탄피를 줍는다”고 말했어요.
잘게 쪼개진 플라스틱은 주변 생태계를 파괴합니다. 진정철 대표는 “갈매기 등 바닷새와 해양 생물이 플라스틱 탄피를 먹이로 착각해서 먹기도 한다”며 “이미 일회용품 등 플라스틱 쓰레기가 많은 상황에 폭죽 플라스틱 탄피 또한 미세플라스틱 발생을 가속화한다”고 말했습니다.
